▶ 히말라야와 한국의 석청, 봉황삼
네팔과 부탄, 티벳에 난다. 3,500-4,500미터 고산에 서식. 길이가 2센티미터 넘는 매우 크고 사나운 벌. 쏘이면 죽을 수도 있다. 아피스 라보리오사 벌. 12,000년 전부터 명약으로 알려졌다. 수백 미터에서 수천 미터 절벽에 집을 짓는다. 한 번 집을 지으면 수십에서 수천년동안 생활한다. 300년 넘은 벌집이라야 효험.
벌사냥꾼 허니 헌터. 수천미터 밧줄에 매달려 벌집을 채취.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 가운데 하나. 불교 힌두교 신에게 제사 지내고 채취. 세습직업.
수도자들의 기를 증폭시키는 약. 동굴 속에 들어가서 보름이나 한 달 동안 음식도 물도 먹지 않고 수련하여 영감을 얻고 기를 증폭시킨다. 동물들을 죽일 때 마취약. 소나 양 등을 도살하기 전에 한 숟가락 먹여서 좋은 곳에 가도록 기원하는 의식에 쓴다.
300년 된 벌집은 자동차 크기. 가로 3미터 세로 4미터. 5겹에서 10겹으로 이루어진 벌집에 15만 마리 이상이 산다.
사향주머니에 달라붙어서 사향을 채취. 다른 벌은 사향노루의 끈적끈적한 향주머니에 달라붙어 죽지만 이 벌은 죽지 않는다. 지금은 헬기로 찾아낸다. 만병초와 야생 양귀비 꽃에서 채취한 꿀. 독성이 세어서 현지 사람들은 잘 먹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것 대부분 가짜. 몇 십년 된 것을 몰래 채취한 것. 또는 보통 꿀에 독버섯을 섞은 것. 노련한 꿀사냥꾼도 진위를 가리지 못한다. 현재 네팔왕국 전매품. 외국 원수에 대한 선물로 주는 정도. 몇 년 안에 멸종될 것.
구별법
찬물에 넣어서 풀어지지 않는다. 젓가락으로 저어야 풀린다.
투명 유리병에 담가 두면 노란 침전물이 생긴다. 윗부분은 호박색, 또는 투명한 갈색. 침전물은 로얄젤리, 사향, 화분, 벌의 신체 조각.
발효한다. 작은 유리병에 담아 마개를 닫아 두면 흘러넘친다. 효소가 발효하면서 팽창과 수축을 되풀이한다. 명현반응-2시간 안에 온다. 전기 통하는 듯, 어지러움, 구토 등.
토산품점, 사찰, 관광음식점에서 파는 것은 모두 가짜. 왕실이나 군부 통하지 않으면 구입 불가.
효과
위염, 위궤양, 암, 당뇨병, 아토피 피부염, 중풍, 간염, 변비, 신경통, 피부병이 나았다는 얘기. 그러나 비싼 만큼 효과가 없고 가짜 먹고 죽은 사람도 있고 진짜 먹고도 관리 잘못으로죽은 사람도 있다.
한국 야생꿀
벌메마니는 야생 벌꿀을 캐는 사람, 벌사냥꾼
토종 산벌은 집에서 키우는 토종벌과 같으나 훨씬 강인하다. 1천5백미터 고산에서도 서식하고 온갖 꽃에서 꿀을 모은다. 꽃의 에너지가 고도로 농축된 것이 산꿀이다.
벌메마니 준비물
꿀이 묻은 벌집 부스러기, 약간의 꿀, 나침반
10-11월에 깊은 산에서 벌집을 태워 꿀냄새를 피운다. 달짝지근한 꿀냄새가 진동한다. 그러면 벌 한 마리가 향기 따라 찾아온다. 벌채로 그 벌을 꿀접시로 옴겨 꿀을 실컷 먹여 돌려보낸다. 그 벌이 돌아가서 동료들한테 꿀단지를 찾았다고 선전하여 떼거지가 몰려 온다. 그 동안 벌메마니는 끈기있게 기다린다. 몇 시간, 하루 이틀 일주일씩 가다리기도 한다. 그러나 몇 번 벌을 잡아 보내도 감감무소식일 때가 많다. 쇠가죽 같은 인내가 필요하다.
벌이 떼로 몰려오면 벌이 오는 방향과 오고 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점검하여 위치를 파악한 다음 벌집을 추적한다. 벌의 비행속도, 지형, 풍속, 바람의 방향 등을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여기서 벌메마니의 자질이 드러난다. 여기에 많은 노하우가 있다. 전문가는 벌이 오기만 하면 100퍼센트 그 위치를 찾아낼 수 있다. 벌집은 가깝게는 100미터 멀리는 2킬로미터 거리 안에 있다. 계곡을 건너고 산비탈을 오르며 암벽을 타고 넘어야 한다. 시간이 며칠씩 걸린다. 1킬로미터밖에 있는 것을 찾는데 유능한 벌메마니라도 하루나 이틀은 걸린다. 서툰 사람은 일주일에서 열흘이 걸린다.
산벌들은 주거지가 다양하다. 고목동치, 땅 속, 바위 틈에 있다. 주로 나무 구멍 속에 많다. 소나무, 느릅나무, 엄나무, 참나무 같은 썩어서 구멍이 잘 생기는 나무에 주로 산다. 벌집은 동전만한 구멍만 뻥 뚫려 있을 뿐 벌집은 안에 들어 있다. 고목을 퉁퉁 두들겨 부순 다음 벌집을 캐낸다. 혼비백산한 벌떼의 공격을 받지만 벌에 쏘이는 것쯤 각오해야 한다. 수백 번 쏘이면 온몸이 퉁퉁 부어 사람꼴이 아니다.
보통 3-20킬로그램 나간다. 10킬로그램이면 농구공 두 개를 합친 크기. 큰 것은 25킬로그램. 크기는 드럼통 만한 것도 있다.
제일 좋은 것은 토청. 흙 속에 있는 것. 다음에는 석청. 돌 속에 있는 것이다. 햇꿀보다는 묵은 것이 좋다. 오래 묵은 것일수록 빛깔이 진하다. 돌 속에 들어 있는 것은 바위를 깨어야 한다. 족제비를 바위 구멍 속에 들어가게 하여 실컷 꿀을 먹고 나오는 놈을 잡아서 뱃속의 꿀을 꺼내기도 한다. 오래 된 것은 굳어지기도 한다.
산삼과 비슷한 효력. 위장질병에 좋고 기력을 늘리는데 매우 좋다. 추위도 더위도 타지 않고 무병장수한다. 몸을 따뜻하게 한다.
석청 먹고 땀 낸다. 두 숟갈 먹고 온돌 황토방에 들어가 땀을 낸다. 방에 솔잎을 몇 가마니 깔아 두면 좋다. 몸 속의 노폐물이 빠져나온다. 바깥에서 문을 잠그고 물을 달라고 해도 물 주면 안 된다. 방에 뜨겁게 불을 지필 것. 중풍, 간경화 등에 효험. 너무 쇠약한 사람은 하지 말 것.
메사니와 도토리 이야기
말벌집-노봉방
노봉방은 말벌 크고 사나운 벌. 쏘이면 죽을 수 있다. 온 몸이 퉁퉁 울퉁불퉁 붓고 의식 잃는다. 해마다 여러 명이 사망. 이것이 석청보다 나은 것. 토종이 희말라야 것보다 못할 리가 있는가.
오래 된 무덤 속에 있는 것이 으뜸. 벌초하다가 쏘여 사망하는 일이 많다. 큰 것은 30킬로그램. 수십 혹은 수백 년 된 것. 나무에 붙은 것이나 바위에 붙은 것은 약효 떨어진다. 아파트 벽에 붙기도. 일본으로 해마다 5-7톤 수출. 일본에서 말벌새끼가 영양제로 최고 인기.
벌집은 폐질환에 명약. 폐암에 탁효. 구멍난 파괴된 폐세포를 살리는 효능. 독을 없애기 위해 벌집을 불로 살짝 볶아서 끓여서 복용. 폐치료약은 모두 대단한 정력제. 관절염, 신경통에도 큰 효험.
벌새끼 요리. 매우 비싼 요리. 일본이나 미국인들 큰 인기.
봉황삼
봉황삼으로 부르는 백선
백선은 봉삼(鳳蔘), 또는 봉황삼(鳳凰蔘)으로 알려져서 한 뿌리에 수천 만원이나 수 억원씩에 거래되기도 했던 식물이다. 뿌리의 생김새가 봉황을 닮았고 산삼보다 약효가 더 높다고 선전하면서 이것을 술에 담아서 은밀하게 팔아 엄청난 재산을 모은 사람이 꽤 여럿 있었다. 가끔 중앙의 일간신문에도 어떤 스님이 꿈에 계시를 받아서 큰 봉삼을 여러 뿌리 캤는데 값으로 따지면 몇 억쯤 되는 것을 자선단체에 기증하기로 했다는 식의 엉터리 기사가 버젓이 실리기도 했다. 내가 잘 아는 한 승려는 봉삼을 팔아 한 해에 100억 이상을 벌어들여 어마어마한 규모의 절을 여러 채 지었다. 덩달아서 아무것도 모르는 한의사나 자칭 약초전문가들이 봉삼이 산삼을 능가하는 선약이며 산삼보다 구하기 더 어려운 것이라고 떠들어대서 온 국민들이 봉삼이야말로 진짜 산삼보다 나은 영약이라고 믿게끔 되었다. 나는 요즘에도 봉삼이 어떻게 생겼으며 어떻게 하면 구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봉삼이 산삼의 한 종류라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본디 봉삼이라는 이름은 일본인 가네무라(今村)가 쓴 <인삼사(人蔘史)>라는 책에 만주 지방에 뿌리모양이 봉황을 닮은 삼이 있어서 봉삼이라고 한다고 적혀 있는 데에 근거로 삼은 것이다. 그러나 그 책에서는 인삼이나 산삼 중에 봉황을 닮은 것을 봉삼이라고 한다는 뜻이지 봉삼이라고 하는 식물이 따로 있다는 뜻은 아니다. 백선은 흔한 식물도 아니지만 그렇게 귀한 식물도 아니다. 백선은 뿌리껍질을 백선피라고 하여 흔히 피부병 치료약으로 쓰는데 한약재 시장에 가면 600그램을 2-3천원이면 살 수 있다. 중국에서 수입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약초의 가치는 그것이 얼마나 귀하고 흔하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약효가 얼마만큼 뛰어난가에 따라 평가를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따진다면 백선 뿌리에 봉삼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비싸게 받는 것이 오히려 타당한 일인지도 모른다. 백선 뿌리는 알레르기성 비염, 기침, 천식, 간염 등에 탁월한 효력이 있는 약초이기 때문이다.
군대의 어느 한 장군은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을 오래 하면서 온갖 좋다는 약을 다 먹어보고 이름난 병원을 골라 다니면서 치료를 받았으나 별로 효과를 보지 못하던 중에 부하 중의 하나가 산삼보다 더 귀한 봉삼이라는 것을 구했다면서 백선 한 뿌리를 선물로 갖고 왔다. 맛이 몹시 써서 먹기가 고약했지만 날로 조금씩 먹어야 한다고 효과가 난다고 해서 날마다 조금씩 먹었더니 어느 사이에 알레르기성 비염이 완전하게 나았으며 면역력이 강해져서 그 뒤로는 지금까지 감기에도 한 번 걸리지 않을 만큼 몸이 건강해졌다. 그 뒤로 군대에 있는 여러 장군들과 지휘관들이 앞다투어 백선 뿌리를 구해 정성 들여 먹었는데 거의 대부분 상당한 효과를 보았다.
한 아주머니는 간이 몹시 나빠서 병원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은 상태였지만 백선 뿌리를 담가 만든 술 그러니까 봉삼주 한 병을 날마다 조금씩 마시고 완전하게 나았다. 이밖에 백선 뿌리를 먹고 폐결핵이 나은 사람도 있고 위장병이 나은 사람도 있으며 천식, 관절염이 나은 사람이 있다.
백선은 여름철에 하얗게 피는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좋아서 관상용으로도 좋고 야생화 애호가들한테도 인기가 있다.
(글/ 약초연구가 최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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